지난 주말에 광주 비엔날레를 다녀왔다. 많은 것을 느끼고 무엇보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이 결핍되었는지를 비로소 깨달았다.

음. 나는 어떤 이슈에 대하여서는 프로 불편러인데 사회 생활을 하면서 이런 이슈에 대하여 최대한 말을 아끼고 관심을 자제하려고 했었다. 마주하고 싶지 않은, 피하고 싶은 얘기들, 내가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문제들이 마치 나와는 관련 없는 것들인 마냥 살아왔다. 그런 문제들을 최대한 마주치지 않으려고 나도 모르게 노력했던 것 같다.

이번 전시에서 그러한 이슈들을 다시 마주하고 내 생각을 마음껏 풀어냈더니 자유(!)로운 느낌을 얻었다. 보기에 조금 거북한 작품도 있었는데 그런 거북함이 좋았다. 그런 날선 마음이 좋았고 나름 조화를 찾고 화해하려는 시도도 좋았다. 작품을 보고 크게 영감을 얻고 마음이 좋은 것은 오랜만이다.

아 생각해보니 내가 어릴때 정말 좋다고 생각했던 작품도 어두운 느낌이었네. 정창섭 63 이었나. 리움에 있던.

암튼 프로불편러의 모습으로 잠시 돌아가니 마음이 자유롭고 좋다. 하하 물론 내 사회적 자아는 그 모습대로 예민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살아갈테다.

오늘의 요가 주제는 당연한 것에 대한 감사였다. 당연히 부모님 생각을 많이 했다.

나는 다리를 옆으로 늘이거나 옆구리를 늘리는 자세가 어렵다. 이 자세를 동시에 했는데 옆구리가 기분 좋게 늘어나면서 내 승모근에 대한 감사함과 애잔함이 생겼다. 녀석...... 내 비루한 상체 근육들을 혼자 감당하느라 힘들었겠어.... 고맙네 그려. 다른 근육들을 발달시켜서 좀 쉬게 해줄게 기다리라구.

ㅋㅋ 내가 생각해도 어이없는 마음이지만 정말 승모근에게 감사하다.

오늘 자세도 쉽지 않았는데 주말에 나주귀인님이 해주신 어떤 모습이든 괜찮아요.랑 유연하게 흔들리는 중입니다 책의 영향으로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하면서 기분 좋게 했다.

살짝 땀을 흘려서 창문을 열었는데 솔솔 들어오는 바람이 참 경쾌했고 시끄러운 차 소리도 근사한 모던팝 느낌으로 느껴졌다. 도시 한복판에서 퇴근하고 멋지게 요가를 하는 커리어 우먼의 느낌이랄까.

무튼 오늘은 기분 좋게 요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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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날 저녁에 만난 인생 선배님은 배울 점이 참 많다. 이 선배를 만나고 나면 큰 에너지를 얻는다.

어제 사실 나는 미리 질문 리스트를 생각해 두었을 정도로 이 저녁 식사에서 많은 조언을 구하고자 하였다. 선배가 워렌 버핏이라도 되는마냥ㅋㅋ 결론은 준비한 질문은 하나도 하지 못했지만 정말 큰 깨달음과 에너지를 얻었다는 거다.

내가 지금 하는 이 고민은 life long journey, 내가 뭘 하든 어디에 있든 하게 될 거라는거. 그냥 그게 나라는거. 이 생각으로 마음이 정말 가벼워졌다.

이게 평생동안 해나가야하는 숙제라면 너무 조급해 할 필요가 없으니까 당장 뭐라도 일을 내야 할 것 같은 그 마음과 욕심을 조금은 내려 놓을 수 있게 되었달까.

그리고 정말 오랜만에 공상(!!)을 했다. 그것도 여러개나. 그것도 기분 좋은 것들로.

마음속에 (안) 해야해 가야해 되야해 했던 것들이 한번 가보면 어떨랑가~ 이렇게 변한 듯 해서 마음이 몰랑해졌나보다.

판 옹 고맙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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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주 여러모로 기쁘고 감사한 하루다.

 

일단 Tistory 아이디를 백만년만에 찾았다. 내가 2008년에 어렵게 초대장을 구해서 한창 블로그 하는데에 재미를 붙일 무렵 유럽에서 하도 카메라를 잃어버렸던 통에 요기 이 예르바부에나 블로그를 잊고 산지, 어연 13년!

 

어릴 때 쓴 글을 보니 너무 반갑고 기분이 좋고, 그때 내 모습이 참 그립다. 얼마 전이라고 생각이 들지만 벌써 13년 전이라니, 참 세월이 속절없이 흘렀네 그려.

 

그간 나는 참 많이도 변했다. 내 본래 타고난 성격(이걸 본성이라고 하나?)은 여전하지만 대학원과 직장을 다니면서 열심히 일하고 모나지 않은 사회적 인간이 되었고 나름 철도 들었다고 생각한다. 예전엔 꿈도 참 많았는데, 이제는 꿈만 꿔야하는 것, 현실로 실현할 수 있는 꿈을 나름 구분하게 되었고, 그만두지 않고 버티는 끈기도 익혔다. 대신 몰개성한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아쉽고, 내 본성과 공존하기 어려운 직업을 선택한 관계로 내 본래 모습이 많이 깎이고 눌려있게 되어 자신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그렇게 자주 하던 공상도 어느 순간 더 이상 하지 않게 되었는데 창의력이 많이 줄은 느낌이다.

 

이제 내 인생과 나를 다시 정비하고 싶고, 이에 여러 일상을 차분히 기록해두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여기 이 블로그를 다시 찾게 되었다. 반가운 녀석!

 

***

 

오늘은 요가를 했다.

 

요가는 20대부터 얼기설기 해오고 있고 (학교 수업 듣고 방학 때 몇 차례 요가 학원 다녔던 정도.......ㅎㅎ.....) 작년 초에는 정말 열심히 했었다.

 

요가의 자세들은 대충 알아서 무슨 자세 하세요~하면 뭘 해야하는지는 알지만, 타고난 몸의 뻣뻣함과 땀 흘릴 때 나오는 열감이 싫은 관계로 나는 늘 초급자 코스만 듣는다. 별로 중급자가 되고 싶은 마음도 없다.

 

내가 요가를 하는 목적은 딱히 없는데, 수련을 한 후에 뿌듯하고 그 정돈된 마음이 좋다. 그래서 간헐적으로 몸과 마음이 지쳤다 싶을 때에 요가 클래스를 신청하고 있다. 물론 한 10년 후에는 요가 플로우를 무리 없이 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기도 하다. 출장지에서 매트 하나만으로 운동 할 수 있다는게 큰 장점인듯!

 

 

ㅇㅇ에서 온라인 클래스를 신청했고 오늘 첫 수업을 들었다. 분명 초중급이라고 되어있었는데 이건 중급자 코스가 분명했다. 요가를 하는 동안 짜증이 밀려왔다.

 

너무 어렵잖아 / 환불 신청해야하나 / 말을 너무 천천히 하시네 / 말이 너무 많으시네 /만트라가 전혀 도움이 안되네 등등.

 

마지막에 휴식 자세를 하는 짧은 시간 동안에도 저런 짜증과 할일들이 머리 속에 계속 떠올라서 벅차고 힘들었다. 물요가를 끝내고 나니 마음이 조금은 후련해졌고 짜증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사라졌다. 그렇지만 나는 내일 내가 매트에 설까말까 고민할 거라는걸 너무 잘 안다. 그 열감과 짜증이 다시 기억나서 하기 싫다는 생각이 들거다.

 

내 몸뚱아리로 34년을 살아오며, 이럴때일 수록 나에게 요가와 명상이 필요하고 정말 큰 도움이 된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이걸 하기 싫어하는 내 마음도 너무 잘 알지 ㅠㅠ 그래서 내일? 내일 모레 쯤 이 글을 다시 보면 으쌰으쌰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이렇게 요가 감상문을 길게 작성해본다.

 

내일은 저녁 식사가 있으니 요가는 어렵겠구만. 내일 모레 내가 매트에 섰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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